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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수업(영상)코칭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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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에는 삶이 있다.

- 2018학년도 1학기 영상수업코칭 후기 -

 

용암초 교사 이혜원

 

 

 나의 수업을 1명도 아닌 3명이 오래 오래 같이 봐주시고 이야기를 나눠주시는 귀한 시간을 처음 경험했다. 부끄럽고 쑥스러운 마음에 여러 장의 A4에 적힌 코칭 내용을 바로 정독하지도 못했다. 처음 받았을 때는 일단 대충 훝어보고, 마음을 다시 가라앉히고 다시 정독할 정도로 이번 수업 코칭에는 부끄러운 마음 가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내어 영상을 보내고 코칭받는 자리게 가볍게 나갈 수 있었던 것은 교실 안에서 나와 우리반 아이들만 아는 숨겨진 내 모습이 드러난 수업 영상에서 코칭 선생님들은 어떤 이야기를 해주실까 하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좋은 이야기를 들을 것은 애초에 기대하지 않았다.

 

1학년 1학기  뺄셈을 처음으로 익히는 단원의 수업을 준비하였다. 수업 속 장면은 마치 뺄셈의 첫차시인 것처럼 나와 있으나 사실 뺄셈 수업을 2~ 3차시 진행한 후의 수업이었다. 뺄셈을 가르쳐보니 생각만큼 아이들이 잘 이해를 못해서 좀 더 준비된 수업으로 아이들의 뺄셈을 가르치면 아이들이 뺄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뺄셈을 위해 필요한 개념들을 채워주는 수업을 하고 싶어서 수학 수업으로 준비하게 되었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수업을 치밀하게 계획하지 못했고,

수업 전 자료 준비 등을 거의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으며,

교사는 내적으로 심한 스트레스 상황이었고,

아이들은 금요일 5교시라는 환경 속에서 매우 산만한 그런 수업이었다.

 

이 활동의 이름이 전문가 ‘수업코칭’ 인데 내가 너무 준비되지 않은 수업을 보여드린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은 지금도 가득하다. 다음 수업은 좀 더 나의 역량을 다 보여드릴 수 있는 수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야 의미있는 코칭 시간이 되지 않을까. 옛날 장학수업처럼 화려한 수업을 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치밀하게 계획된 수업을 보여드리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나의 경우 아직도, 여전히, 치말하게 준비된 수업을 보여드리려면 많은 시간이 투자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경험이 많이 쌓여서 아는 것이 많아지면서 고려해야할 부분이 많아 다른 선생님들보다 준비하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수업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최은주 선생님께

 

내가 구별해서 생각하고 있는 이상적인 수업과 일반적인 수업이 차이에 대해 궁금해하셨다. 나는 이상적인 수업은 매일 할 수 없다는 표현을 쓰며 하루 하루 내가 해나가는 수업의 빈곤함과 그에 따른 죄책감을 토로하였다.

 

-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수업이란 수업에 대한 고민을 미리 많이 하는 수업입니다. 수업 전 가르쳐야할 내용을 살펴보고, 우리 교실 상황에 맞게 변형하고, 아이들의 반응을 예상하고 그게 맞는 조치를 계획하는 것. 그런 고민의 시간을 갖고 수업을 하면 좋은 수업이 되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이런 고민은 매 수업시간마다 해야하는 것이 맞는 이야기인데 저는 동학년 수업공개나 , 학부모 수업 공개 정도 되어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의 평상시 모습은 내가 오늘 어디를 가르쳐야 하는지 그날 아침에서야 교과서를 뒤적이며 아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거의 준비를 하지 못하고 수업을 하고 있으며, 그러다보니 수개념을 확실히 잡아줘야 하는 수학같은 경우는 제가 기초수학의 개념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지 못한 상태에서 즉흥적인 수업을 하다보니 아이들이 수개념을 형성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통합교과는 아이들과 다양한 심미적, 신체적 활동으로 아이들의 정서 안정과 사회성 발달을 목표로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교사의 치밀한 계획보다는 약간의 인디스쿨 검색을 동반한 교사의 정성만 있으면 충분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국어교과는 한글 해득 및 글 읽기의 재미를 느끼고 자신의 생각을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이 1학년 전체의 목표라는 큰 그림을 내 머릿속에 넣고 있기 때문에 매일의 수업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조급하지는 않습니다. ( 모든 과목을 이렇게 가르쳐야 하겠지요? ^^)

 

수학은 수개념을 형성하는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이렇게 까지 설명해줬는데 왜 모르지?’ 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모르면 두렵다’ 라는 문장이 딱 어울리는 상황입니다. 기초 수학 관련 연수를 받고 좀 더 연구해서 가르쳐야 하는데 최근엔 제가 시간관리를 잘 못해서 수학을 더 연구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최근 제가 선택한 궁여지책은 ‘학습지 많이 풀어보기’입니다. 그림과 숫자가 함께 주어진 문제를 반복해서 풀다보면 어느 순간 스스로 깨우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입니다. 물론 효율적인 방법이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수학에 대한 흥미를 높이는 것과도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조만간 핀란드 수학 교과서를 구입해서 방학하는 날까지 복습을 할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

 

 

양은석 선생님께

아이들에게 어떤 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싶으세요?

 

- 야단은 치시지만 그래도 언제나 내 편이었던 선생님

- 나의 말을 잘 들어주기 위해 노력했던 선생님

- 공부하는 것이 재미있다는 것을 알려주신 선생님

 

 

아이들에게 ‘바르게 앉아.’ 라고 말씀하시고 교실이 정돈되지 않았는데도

수업이 진행되는 부분이 자주 보입니다.

왜 이런 상황이 발생할까요?

 

 

- 1학년 아이들을 모두 집중시키고 다음 활동으로 넘어가려고 하면 그 과정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수업 분위기가 경직됩니다. 1번 학생을 조용히 시키는 과정에서 2번 학생이 갑자기 다른 얘기를 꺼내고, 그러다가 3번 학생이 연필을 깍으러 자리를 이동합니다. 모든 학생을 다 차분하게 안정시키고 수업을 해야하는 것이 1학년 1학기는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이 들어서 그냥 두는 편입니다. 2학기 가을 쯤 되면 아마 보다 정돈된 수업 분위기가 형성될 것입니다. 또한 20명 이상의 학급에서는 친구들의 분위기에 눌려 보다 아이들이 질서 있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소규모 유치원에 있다가 여전히 8명 뿐인 초등학교 교실에 들어온 아이들은 유치원 생활과 학교 생활의 경계를 명확하게 느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시작 지점과 수업 활동의 장면 전환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 제가 인식하지 못했던 저의 문제점입니다. 짚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수업의 경계가 불분명한 것은 작년부터 생긴 버릇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재작년까지는 교생실습대용학교에 근무하면서 아이들 학습 습관도 바르게 잡아줘야 하고 진도도 계획대로 진행해야 하는 환경이었는데 학교에 바뀌면서 제가 많이 느슨해졌습니다. 수업시간도 40분에 맞추지 않고, 아이들이 컨디션에 따라, 제 컨디션에 따라, 학교 상황에 따라 그때 그때 편하게 수업을 해버리다보니 그런 습관이 생겨버렸네요. 코칭을 받고 나서

비록 수업 시간을 40분을 지키진 못하더라도 시작할 때 명확하게 시작한다고 말을 하고 종을 울리고 수업을 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코칭을 전반적으로 이 수업에서 제가 어려움을 느낀 근본 원인은 아이들의 수개념 형성 정도를 제가 정확하게 진단하지 못하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학년의 기초 수개념 형성은 한글지도와 마찬가지로 1학년을 담임하고 나서야 지도 방법의 필요성을 느끼게된 영역입니다. 한글은 지도의 순서와 방법, 아이들의 진단 방법 등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어서 수업에 부담이 없는데 수학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올해 하반기부터 수학 관련 연수를 집중적으로 듣고 내년에 다시 한 번 1학년을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

 

 

서준호 선생님께

 

 수업이 참 어이가없을 정도로 부족한 점이 많았지요? 부족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드리고 싶은 내 마음이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보면 수업의 흐름이나 기술에 관한 조언보다 나의 마음 상태를 누군가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외로움을 덜기 위한 나의 무의식이 아니였을까 생각해봅니다. 수업이 전반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많았던 것은 그런 지친 마음을 해결하지 못하고 무기력해져서 그랬다고 하면 너무 변명일까요? 죄송스러운 말씀이지만 3분의 코칭 선생님들께서 해주신 말씀들이 대부분 제가 수업을 하는 그 순간 순간 반성되었던 지점들이기도 하여 진짜 나의 수업이 성장하려면 많이 준비해서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사실 어떻게 하면 좋은 수업이 되는지 방법적인 측면은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실천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제가 즐겁지 않아서, 지쳐있어서가 아닐까 자문자답해봅시다. 물론 애니어그램 9번의 게으름도 한 몫하고 있구요. 선생님께서 첫 번째로 말씀해주신 ‘ 선생님의 감정 바르게 표현하기’ 는 깊게 공감하고 바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아이가 바르지 못한 행동을 하면 바로 즉시 단호하게 야단을 치고 빨리 그 상황을 끝내려고 합니다. 아이의 문제행동을 몇 초간 지긋이 바라보는 행동은 저도 고치고 싶었던 습관이었습니다.

 

이제 이어지는 저의 자율 과제는 어떻게 하면 ‘나는 즐거워질 것인가?’입니다.

이 부분에서 선생님의 도움을 받고 싶어요.

주변 사람들이 제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실망하지 않고,

남들이 인정하지 않아도 충분히 스스로 만족할 수 있으며,

사람들에게 대가없이 먼저 사랑을 베풀 수 있는,

항상 즐거운 사람이고 싶습니다.

때로는 슬프고 힘든 일이 생기더라도 혼자서 툭툭 잘 털고 일어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저는 자꾸 남에게 의지하고 싶어 하고 상대방이 그것을 거절하면 참 마음 아파하는 어른애랍니다.

 

그리고 코칭을 받는 동안 잊혀지지 않는 표현은

‘ 직면하지 않는다.’

‘ 명확하지 않다.’

‘ 자기비하 패턴’

‘ 이상과 현실의 괴리 ’

제가 제 삶 속에 느끼고 있었던 문제들이 수업에서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40분을 다 채우지도 못한 수업, 그 중에서도 10분은 다른 이야기로 날아가버린 반쪽 짜리 수업에서도 제 삶이 담겨 있음을 보고 다시 한 번 ‘수업’이란 무엇인가?, ‘가르친다는 것은 무엇인가?’ ‘교실 속에서 ‘교사’란 어떤 존재 가치ㄹ를 가지는가?‘ 에 대해 생각해보는 수업 코칭 시간이었습니다. 다른 선생님들의 수업에도 그들의 삶이 녹아있겠지요? 이제 모든 수업이 귀하게 느껴집니다.

아.. 또.. 높은 이상을 갖게 하는 문장으로 마무리를 하고 있네요. 이런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어찌하면 좋을까요. ^0^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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