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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교실 첫 번째 모임 (2017.2.20.)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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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대전대양초 교사 최유진입니다.

얼마전 대전 느리울초에서 열린 행복교실 in 대전(행복교실 9기) 워크숍에 다녀온 행복한 기억을 선생님들과 나누기 위해 부족하지만 글을 남겨요.

 

사람과 교육 연구소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1급 정교사 연수 때 서준호 선생님을 뵙고 나서였다.

두 번의 6학년 담임을 하면서 지쳐있던 마음을 힐링해주시고 떠나시면서 행복교실과 성장교실을 언급하셨기 때문이었다.

이후에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세종에서 진행된다고만 잘못 알아서 '차도 없는데 무리겠지..'라는 마음으로 늘 하던대로 '다음에, 기회되면'이라며 미뤄두었다.

 

그러던 중 동학년 선생님을 통해 행복교실이 지역모임으로 바뀌게 되었는데, 대전지역 추가모집을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본인은 관심이 있는데 같이 해보지 않겠냐는 말에 망설임도 없이 당연히 좋다고 이야기를 했고,

그날 바로 추가모집 시간을 기다렸다가 신청 한 뒤 침대에 누웠는데 기분 좋은 설렘이 방 안에 가득했다.

 

사실 그동안 인디스쿨의 다양하고 멋진 자료들을 활용하면서 교과 및 생활지도를 했었는데

나의 진지한 고민이 들어가지 않아서였던지 일회성으로만 끝나고 서로 연계되지 않아 나만의 시스템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설렘을 안고 2월 20일 월요일에 행복교실 in 대전 워크숍에 참석했다.

함께 하기로 했던 선생님께서 학교 사정상 오지 못해 혼자 어색하게 앉아있었는데 듣기좋은 노래가 들려오고, 아침식사는 하고 왔는지 등을 묻는 따뜻한 분위기에 마음이 사르르 풀리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명찰에 이름과 학교, 나를 나타내는 그림, 나를 표현하는 단어들을 쓰면서 같은 모둠에 앉게된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3월 첫날에 새로운 교실을 찾게되는 아이들의 마음이 이런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행복교실 강사님들께서는 이러한 작은 것에서부터 두려움을 없애기 위한 장치들을 마련해 놓으셨다는 사실에 아주아주 큰 감동을 받았다.

(3월 첫날 아이들의 두려움은 오후에 방문하신 지니쌤 이야기를 통해 알게 되었어요. 자세한 이야기는 뒤에서 이어 할게요^^)

 

이후 강사님들의 자기소개가 끝나고(이것 또한 학생들의 두려움을 없애기 위한 장치!)

워크숍에 참여하게 된 우리들의 자기소개 시간이 왔는데 앞에 나와서 하는 소개나, 자리에서 일어나서 하는 소개가 얼마나 아이들 입장에서는 힘든지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긴장을 풀기 위해 아까 만든 명찰을 활용해서 돌아다니며 자기소개하기를 했다.

이때 교사가 미리 미션을 주어야 나중에 제대로 안한다며 잔소리하지 않을 수 있다.

(매번 느끼지만 아이들에게 친절하게 알려주고 나서 혼내자..)

미션은 말할 내용(이름, 학교, 지원계기, 다짐)과 5명 이상 만나서 이름 기억하기(이성친구 3명 이상)였다.

이를 통해 처음 만나뵌 분들인데도 눈을 마주보며 따뜻하게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인사가 끝난 뒤 교실을 운동장 대형으로 만들어 의자를 동그랗게 모아놓고 신나는 놀이를 했다.

이것 또한 서로 알아가기의 일종이었는데 가장 민망하면서도 분위기를 띄울 수 있는 놀이는 '만나서 반가워'였다.

의자를 하나 빼고 교사가 먼저 술래가 되어 가운데에서 '안녕, 만나서 반가워! 나는 유진이야'라고 말하며 재미있는 동작을 하면

나머지 친구들이 그 동작을 따라하며 '유진아 반가워!'하는 것이다.

그러면 다시 술래가 '나는 안경 쓴 친구들이 더 반가워'라고 하면 안경 쓴 친구들이 후다닥 자리를 이동할 때 술래가 자리에 앉는 것이다.

몸이 재빠르지 못해 나도 술래가 되어 인사를 했는데 같이 마주보고 웃으니 더 친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와 비슷한 변형으로는 과일바구니와 당신의 이웃을 사랑하십니까?가 있다.)

 

놀이를 하다보면 꼼수를 부리게 되는데

옆친구 자리에는 가지 않기, 포스트잇을 네 개 붙인 뒤 이것을 무조건 하나 이상 밟고 앉기 등 규칙을 추가하니 몸이 풀리면서 마음도 안정되었다.

 

한바탕 자기소개가 끝난 뒤(이것도 한 시간이나 걸렸다. 그동안 5분만에 끝나버리고 뭐하지...했던 나의 과거가 떠올랐다ㅠㅠ)

정말정말 친절하시게도 행복교실 0일차(준비)부터 5일차까지 꼼꼼하게 책자에 안내해주시고 짚어가며 설명해주셨다.

 

 

기억에 남는 것 몇 가지만 추려보면

 

1. 교사의 잔소리를 줄이자.(목도 아끼면서..)

  아무리 듣기 좋은 꽃노래도 여러 번 반복하면 잔소리처럼 들리는 것처럼 내가 하는 말들이 아이들에게는 한 귀로 흘려버리는 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따라서 교사가 미리 하루생활절차, 덕목 등을 만들어놓고 칠판에 붙여 안내하는 것이다.

 그동안 "선생님 이제 뭐할거에요?"라는 질문이 귀찮게만 느껴졌는데 아이들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질문이었다.

 이와 관련시켜 학급세우기를 통해 규칙을 만든 뒤에도 교실에 게시해두어 학생들이 규칙을 어겼을 때 단호하게 지시하면 된다.

 

 

2. 학습준비물은 넉넉하게 준비하자.

  현재 교육계에서 지향하는 수업은 학생들의 역량을 기르기 위한 수업이고, 다양한 활동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풀, 가위는 기본이고 다양한 준비물이 필요한데 그동안은 준비물을 챙겨왔는지에 집중했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준비물이 아니었다. 차라리 교사가 넉넉하게 준비한 뒤 그 활동 시간에는 준비물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활동 시간이 끝난 뒤 반복적으로 준비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언급을 해야 하겠지만!)

 

 

3. 학급 첫 5일 동안에 학생들에게 1년의 시스템에 대해 친절하고 반복적으로 알려주자.

 그동안은 나만의 1년 시스템이 체계적이지 않고 일회성의 성격이 강했기 때문에 미리 안내해주지 못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이 계속해서 뭐하는지 질문했던 것 같다ㅠㅠ

행복교실에서 배웠던 것에 나만의 체계를 더해서 1년동안 반복해서 할 것은 이 때 교육시켜야 한다.

 이걸 하기 위해서는 교사가 1년치 큰 계획을 세워야 하기 때문에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인 것 같지만 배운 내용을 토대로 올해부터 차근차근 해 볼 계획이다.

 

 

4. 덕목수업, 성품수업의 중요성

  사실 어른들도 완벽한 성품을 갖고 있기는 어렵고(6단계..?) 학생들이 완벽하다면 교사가 필요 없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애들은 이상해." 등으로 알려주지도 않고 탓하지 말고 아이들이 긴장해있는 황금의 5일, 길어도 2주 내에 덕목수업도 진행해야 한다.

  감정에 대해 알려주고 나의 감정을 찾는 방법까지 진행해야 1년을 무탈하게 보낼 수 있는 확률이 올라가는 것 같다.

 

 

5. 교사의 역할

  오후 강의에 특별손님으로 지니쌤께서 오셨다. 우리를 격려해주시면서 짧은 특강도 진행해 주셨는데 다양한 내용 중 교사의 역할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그동안 아이들이 나한테 와서 투정부리거나 앙탈부리면 속으로 '내가 네 엄마냐...집에가서 해!'라는 생각을 하며 받아줘야 하나...라는 고민이 들었는데

 실제 교사의 역할에 교육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

  내가 교사로서 기본적인 마음가짐도 안되어 있는 채 아이들을 다뤄왔던 것이었다..ㅠㅠ

  가장 많이 알고 있는 교육자로서의 역할을 일부일 뿐이고 사람의 뇌구조에 기반하여 보호자, 양육자, 교육자, 운영자의 역할이 있었다.

  앞으로는 이 네가지를 기억하며 행복하고 허용적인 교실을 만들어봐야 겠다.

 

 

사실 블로그도 안하고 리뷰, 후기 작성하는 것을 해보지 않아서 주절주절 써보았는데

이번 행복교실 워크숍을 통해 배움의 공동체는 학생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교사에게도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수능, 임고를 거치면서 물론 모둠활동이나 스터디는 했지만 혼자 공부하는 것에 익숙한 알을 깨고 나와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교실은 문을 닫으면 하나의 왕국이라는 강사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그 왕국이 제대로 굴러간다면 문제가 안되지만 제대로 된 시스템도 없이 굴려가던 나의 과거 모습이 떠오르면서

이제 문을 열고 나와 동학년과 행복교실 선생님들과 함께 배우고 더불어 성장해야겠다.

 

마무리하며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해주신 정유진 선생님과

배운 내용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어려운 일을 도맡아 하고 계시는 김다솜, 박종근, 김상미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또한 술도 못마시는 제가 자몽에이드를 마시며 2차까지 함께 하게 만들어준 행복교실 선생님들의 따뜻하고 행복한 분위기를

비루한 후기를 읽고 계시는 분들께 드릴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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