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후기

행복교실 에니어그램 워크숍을 다녀와서..

컨텐츠 정보

본문

지역 연수 모임 날..


그 날도 늦어서 부랴부랴 차를 몰고 익산으로 달려가는 중이었다.


한 여름이 되려면 아직 멀었건만, 땀이 삐질 삐질 흘러나오는 날씨였다.

 

 

그때 문득 드는 생각


'이왕 늦은 김에 커피라도 사가야겠다.'


몇 명이 참여해서 공부하고 있는지 몰라 물어볼 법도 했지만 그러면 극적인 효과가 떨어지기에


대충 사람 수를 어림해본다. 카페에 들러 커피를 그 수대로 산 후


모임 장소로 가 문을 열었다.


그때 들리는 소리

 

 

"선생님 뭔가 2번인 것 같은데!?"


'엥? 이게 뭔 소리다냐? 2번이라니?'

 

 

이미 여러가지 주전부리가 책상 위에 놓여져 있던 터라


내 커피는 빛을 바랜 것 같았다. 째잇~ 실패다.

 

내가 기쁨을 주고자 한 행동이 2번 유형이라는 4글자로 압축되다니


흥~!

 

 

그날 모임에서는 에니어그램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있었다.


장형, 가슴형, 머리형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늦게 왔던 터라 체계도 잡히지 않고 이게 무슨 소리다냐 하고 있을 때


가슴형에 대한 설명이 내 가슴을 울렸다.

 

 

'사랑을 받고 싶어요..'


그냥 그 말 한 마디였다.


사랑을 받고 싶다. 사랑을 받고 싶다. 사랑을 받고 싶다.. 그리고 이내 애잔해졌다.

 

 

'아, 난 사랑을 받고 싶었구나..'

 

 

그 순간의 느낌이란 무어라 표현을 해야할까?


만화 영화를 보다보면 충격을 받을 때 주변 배경이 까매지며 홀로 주인공만 남아있는 그런 효과가 펼쳐지고


홀로 쭈그려 앉아서 위로를 받고 싶은 듯한 느낌의 어린아이를 바라보는 느낌.


근데 그 어린아이가 나인 그런 복잡 미묘한 느낌이었다.

 

와우1.jpg

 

 

 

그리곤 에니어그램은 잠시 잊었다.

 

 

 

 

................................................................................................................................................


안일하게 기차표도 미리 예매하지 못해 차를 몰고 세종시까지 와야했던 이번 워크숍


나름 힘들게 왔다 생각했는데 나 정도는 명함도 못내밀 수고스러움을 감수한 선생님들이 많으셨다.

 

 

늦게 허리를 구부리며 자리가 없어 맨 앞자리에 가서 앉는데


페이스북에서만 봤던 정유진 선생님이 앞에서 강의를 하고 계셨다.


신기하다.

 

 

곧장 에니어그램 검사지를 통해 내 성격 유형이 무엇인지 알아보게 될 줄 알았는데


각 성격유형의 여러가지 특성을 먼저 배우고 그 내용을 나와 대입시켜 보면서 추론해보는 것이 먼저여서 신선했다.

 

 

이야기를 들을 수록 나는 가슴형이고 거기에다 2번 유형이다는 것에 확신이 들었다.


가슴형인 선생님들끼리 이야기를 나눴을 때도 신기했으나


2번 유형 선생님들끼리 모여 이야기를 나웠을 때


우리의 리액션이 맞아 맞아 뿐이었다는 것은 더욱 놀라웠다.


이렇게 같을 수가 있다니,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위안도 되고 서로 위로도 하고, 공감도 하고 처음 본 선생님들이었지만 친밀감이 느껴진다랄까?


무튼 그랬다.

 

 

 


................................................................................................................................................


그 후 장형, 가슴형, 머리형 8번 부터 7번까지의 순서로


선생님들이 나와서 자신들의 특성에 대해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을 해주고


듣는 사람들은 궁금한 점을 질문을 하는 순서로 이어졌다.

 

 

저 사람이 어떤 유형이며 그 유형은 이런 특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는 것도 좋았지만


내게 더 좋았던 것은 그 자리에 참여한 누구나..


어쩌면 이 세상 살고 있는 그 누구라도..


좋은 점이 있고, 고치고 싶은 점이 있다는 점을 다시금 깨달은 것이다.

 

 

매번 남들이 부러웠다.


나는 많이 더디고 방황하고 갈팡질팡 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저들은 저리 확신있게 자신의 길을 가는지..


호불호가 명확할 수 있는지.. 어찌 그리 당당한지!!

 

 

그런데 그들도 아픔이 있었다. 분노, 수치심, 불안


다들 그렇게 나름대로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힘겨운 삶을 자신만의 방법을 선택해서 살고 있는 것이었다.


이런 생각이 들자 편해졌다.

 

 

에니어그램의 어느 유형이 좋은 것이 아니다라는 전제 자체로서도 그랬고,


뭔가 멋져 보이는 삶을 사는 사람들도, 내가 볼 땐 아닌 것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도,


그것을 취하는 대신(물론 타고난 기질로 인한 것이겠지만) 누리지 못하는 것이 있다는 점이


더 나은 사람 없고 더 못난 사람 없다는


어떤 전 인류애적인 생각이 들게 했달까??(이게 맞는 표현인지는 모르겠다.)

 

 

물론.. 더 발전된 내가 되기 위해서


나에게 부족한 점들을 개발하려는 노력은 부단히 해야겠지만,


내가 인생이라는 마라톤 대회에 서있는데 착용한 복장 자체가 규정에 위배되는게 아니라는 것


출발점 자체가 어딘지 몰랐는데 알맞게 서있다는 점이 많은 위안이 되었다.

 

 

두 번째 날


검사지를 통해 검사를 하는데 왠지 모르게 뭔가 내가 2번에 맞춰 조절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긴 했다.


유형별로 검사지를 확인하시며 해설을 각자 해주시는데


간단한 설명이고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사람의 평소 삶의 모습이 함께 상상되는 점이 신기했다.

 

 

나는 2번 유형으로 1번 날개를 쓰지만 양 날개가 거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나마 4번 유형이 발달해서 나의 내면을 들여다 보고 이제 나에 대해 집중을 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2번, 6번, 9번이 동시에 높았는데 이런 유형을 전문적인 용어로 '호구'라고 한다는 것에


그냥 내 삶의 모습이 돌아봐지면서 웃겼다.


'으이그, 그렇게 살았지 맞어!'

 

 

 


좀 더 실력을 키우자. 행복을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고(재미라는 것도) 이것 저것 해보고


내 마음 속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느끼려 노력해 보자.

 

 

설명을 듣고 드는 다짐이었다.

 

 

 


운동을 하고, 또 열심히 일하고, 주말엔 영화도 챙겨보곤 해


서점에 들러 책 속에 빠져서 낯선 세상에 가슴 설레지.


이런 인생 참 괜찮아 보여. 난 너무도 잘 살고 있어.


헌데 왜~ 너무 외롭다.


                                          -김조한 (사랑에 빠지고 싶다.)

 

 

위 노래가 내 현재를 정말 잘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사랑을 받고 싶고, 그러기 때문에 남에게 잘해주려 노력하는 내 모습


사랑을 받지 못해 아니 느끼지 못해 충분히 잘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허함을 느끼는 내 모습


평소 인식하고 있었지만


이젠 그 감정에 메몰되기 보단,

 

 

좀 더 생산적인 일이나 재미있는 일에 몰입해 보리라,


모르겠으면 이것저것 열심히 해보리라


그것도 아니면 그냥 지금을 즐기리라

 

 

혼자 이야기해 본다.

 

 

 


................................................................................................................................................

 

 

연수 중 어줍잖은 멘트에 많은 분들이 재밌다고 해주셔서 좋았다.


이런 관심을 먹고 살긴 하나 보다.


그러고 보니 전국노래자랑 나간 것도 뭔가 관심(사랑?)을 받고 싶어서 였던 것 같다.


내 삶의 맞춰지지 않았던 퍼즐들이 하나씩 풀려나가고 있다.


신기하다.

 

 

그러나 선생님께서 마지막에 당부하셨던 것 처럼


이 결과는 내 삶의 지도일 뿐이다.


이게 날 규정짓는 것은 거부하려 한다.

 

 

난 좀 더 자유로운 존재이고 싶다.

 

 

 


................................................................................................................................................

 

 

빡시게 공부하고 난 뒤


맥주와 치킨이 준비되어 있었고,


함께 공부한 선생님들고 사담을 나누며 즐길 수 있었다.

 

 

요 사실 만으로도 이 연수는 참 대박이다.

 

 

영혼이 한단계 레벨업했달까?


어줍잖게 그런 생각이 든다.

 

 

열강을 해주시고 이런 과정을 열어주신 정유진 선생님과


이 연수에 이끌어준 우리 모임 노동현 선생님..


그리고 맛깔스럽게 강의해주셨던 다른 선생님들..


자기 내면의 이야기를 허심탄회 이야기해주셨던 함께 연수받았던 선생님들..


그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내게 위로를 건네고 싶다.


"그랬구나~~"

 

 

 


................................................................................................................................................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전부 다 좋았다.

간만에 알찬 주말을 보냈다.
그리고.. 내일 월요일이다...

 

 

 

와우2.jpg

 

 

와우3.jpg

 

관련자료

댓글 9

김진님의 댓글

오오~ 정환샘~~ 후기 굿~^^ 사진도 귀엽게 잘 나옴 ㅎㅎ

난 도착하자마자 침대와 조우했는데 부지런도 해라~ 나도 사람마다 다 다른 특성이 재미있었고, 난 왜이럴까 했던 부분을 공유하는 분들이 계시구나 하는데서 오는 안도감도.. 

 피곤하겠지만 마음은 가벼운 월요일 보내세요~~

GT정환님의 댓글의 댓글

시진이 잘 나왔다는 말에 기쁘네요^^

요새 잠이 잘 안와요ㅎ

자려고 하면 요상한 일입니다ㅎ

저도 안도감이 많이 들었네요^^ 위안받는 연수 였어요

우리모임도 알차게 꾸며봐요ㅎ

이지영(충남)님의 댓글

<p style="margin-top:0px;">선생님도 GTO가 롤모델인가요? ^^

너무나 의미있는 연수였지만 정말 정환선생님 덕에 더욱 재미있는 연수였어요.

이런 선생님과 함께 근무하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나 자신에게도 남에게도 좋은 사람이 되어보아요~ 힘내세요!

GT정환님의 댓글의 댓글

ㅎ네 gto만화책에서 선생님 해도 좋겠다 싶었어요

마지막 말씀 감동이네요~ 너무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GT정환님의 댓글의 댓글

혹시 선생님께서 마지막에 제게 그 말씀을 해주셨던!!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나름 소심해서 민폐끼친건 아닌가 생각도 들었거든요ㅎ

선생님께서도 늘 행복하고 건강하세요!

최유진님의 댓글

선생님~^^연수후기 넘 감동이에용ㅎㅎㅎ2유형 인터뷰 때 라디오 듣는 것 같았어요ㅋㅋㅋ

이건 여담인데 혹시 선생님께서 인디의 GT정환님이신 건가요...??ㅎㅎ

같은 닉네임을 사용하시는 분의 사회 자료를 이용했던 것 같은데..

암튼 넘 좋은 사람들과 함께했던 모든 것이 다 좋은 연수였어요^^늘 건강하세요!

 

GT정환님의 댓글의 댓글

어!? 네 인디스쿨 아이디도 같아요ㅎ

와 신기하네요ㅎ

아는 지인 빼고는 인디스쿨 자료를 봤다는 분은 처음이라서요ㅎ

감사합니다ㅎ

선생님도 늘 행복하시길요!!

상실의시대님의 댓글

아, 인디스쿨 자료실에서만 뵙던 GT 정환선생님도 행복교실을 하고 계셨네요 ^^~

더군다나 2번 유형이라니 너무 반갑네요. 언젠가 뵙게 되면 더 반갑게 인사나눌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아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

다른 사람들보다 선생님 자신을 위해 시간을 더 많이 써보세요.

그래도 인디에 자료는 계속 올려주시면 많은 선생님이 도움을 많이 받으시고 좋아해주시겠죠? ^^
Total 294 / 2 Page
번호
제목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