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후기

에니어그램 연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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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주말1박2일의 일정으로 행복 교실 연수를 다왔다. 강사선생님들마다 꼭 받았으면 하셨던 에니어그램 연수.

에니어그램은 듣기만 했지 자세한 내용은 몰랐다. 다만 스스로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는 평에 기대를 많이 하고 참여했다.

그림을 좋아하는 나는 4유형인 예술가의 내용이 비슷하여 그것인 줄 알았는데 심층 탐색하니.. 5유형이었다. 게다가 완전 전형적인 5유형.

혼자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전혀 어색하지 않으며 감정표현이 서툴러 좀 물러나 상황을 관망하는 성향, 일상적인 대화에 끼는 것이 편안하지 않고 정보와 지식을 갈망하는 것. 

유형을 파악하고는 분과별로 심층인터뷰에 들어갔다. 그 전에 같은 유형의 선생님과 대화하는 시간이 있었다. 
난 여태까지 이렇게 잘 이해되고 속시원히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대상을 처음 만난 것 같다.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것도, 감정표현에 서툴러 일상적인 모임을 부담스러워하는 것도, 그래서 뭔가 목적이 있는 모임에 더 편안히 참여할 수 있는 것, 책을 읽으면서 어느 순간 느껴지는 통찰에 희열이 느껴지는 것, 속독이 남지않고 공허한 독서라는 생각에 필사를 하는 것도, 그렇게 잘 표현되지 않는 감정을 글과 그림으로, 그것도 간접적인 비유, 상징을 통해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느껴지는 것도.  
너무 너무 비슷했다. 정말 신기할 정도로.

주기적으로 공허함과 허무를 느끼던 것, 
그래서 니체를 좋아하는 것. 
그 선생님은 수동적 허무주의 경우인듯
나는 이제 능동적 허무주의로 들어선 듯.
자코메티에 대해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
너무나 많은 것들이 겹쳤고 신기해 했고 놀라웠다. 그리고 그동안 공감받지 못했던 나의 모습을 칭찬샤워하듯 흠뻑 젖어 누릴 수 있었다.

수년 전에 혼잣말로 했던 말이 있다.
'나한테 그림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그저 그림을 좋아해서 한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5유형인 내가 서투른 감정표현을 그림으로 하고 있음을 깨달았을 때 정말 다행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한 검사를 통해 내가 4유형 예술가의 날개를 쓰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림 하나를 그려도 나의 생각과 감정이 들어가게, 의미있게 하고자 하는 나의 의도가 5유형의 부족한 부분을 그림이라는 4유형의 특성으로 보완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4유형이라고 착각했던 것도 많이 겹쳐있어서 였다. 나만의 독특함에 대한 의미를 중요하게 여기고 자의식이 강하다는 점, 때론 감성적이며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진 점.
하지만 '성장'에 해당되는 -평범한 일상을 소중히 여기기 -맡은 일 끝까지 책임지기  -과거에 집착하지 ㅇ낳고 현실에 충실하기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기  는 이미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이어서 주된 유형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현재 나의 상태는 매우 안정적인 편이다. 아마 나이가 어느 정도 들면서 경험과 배운 지식을 자기 성찰과 함께 통합이 되어 생활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혼자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서 다른 일들을 계획적으로 짬짬히 처리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한다. 

-큰그림은 잘 보는데 디테일이 부족했다. 이 전에는 이 런 태도가 큰 모습을 파악하고 나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긍정적 태도로 표현되는 듯했다. 사실은 행동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부족했던 것이다. 이럴 때 또다른 날개가 될 수 있는 6유형의 계획적인 준비를 하는 태도를 이용하는 듯하다. 좋은 습관을 길들이기 위한 100일, 100일, 100일 프로젝트도 대부분 성공적으로 지켜내고 지금은 매일의 체크를 하며 지내고 있는 모습이 그냥이 아니었구나 생각이 든다. 5유형이 약한 부분을 나름 파악하여 개선하고 있구나 생각이 든다.

-직선적인 감정표현에 서툴지만 표현하고자 하는 마음이 커서 나에게 편한 방법인 글, 문자, 그림으로 표현할 때 더 마음이 잘 드러나고 온전히 담을 수 있다. 

-책을 속독하던 습관이 지식에 대한 갈증을 빨리 채우고 싶어 탐욕스럽게 해치우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그러다 좀더 깊은 이해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8년전부터 필사를 시작했고 그게 나에게는 지식이 가슴으로, 행동으로 내려오는 계기가 되었고 그러한 태도가 교육, 학급운영에 대한 철학으로 이어졌다. 

-외부보다 나에게 집중하는 태도와 의미를 중요하게 여기는 습관은 어떤 귀중품이나 명품에도 흔들리지 않으면서 나에게 의미있는 대상에만 마음이 움직이는 자세로 나타난 듯 하다. 기본적을로 소유욕이 별로 없어 겉치레를 벗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몇 년 사이 나의 소유에 대한 의욕을 일으킨 대상은 대금을 배우면서 너무나 갖고 싶었던 대나무대금, 연필그림을 그리면서 더 확장하고자 했던 색연필, 수채화 물감. 이 것들을 사러 가는 그 길이 다소 시간이 걸려도 그 모든 순간이 기쁨이었다.

나의 경우에는 자기 탐색과 성찰을 하고 독서를 통해 많이 스스로를 파악하여 의도하진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약한 부분을 자연스럽게 채우고 있었다. 어쩌면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 좋다'라고 언젠가 스스로에게 이야기했던 부분이 이런 점에서 만족감을 느꼈던 모양이다. 

이번을 계기로 예전에 썼던 글을 살펴보았다. 다 기억하고 있진 못했지만 함께 이야기했던 같은 유형의 선생님의 고민들을 나도 했었다. 지금은 그런 것들에 대해 나름 극복을 하고 현재를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방식에 익숙해진 듯 하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고 살아가는 방식이 바른 방향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외부와 많은 소통이 있지 않은 것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이번 에니어그램 연수를 통해 나에 대한 제대로의 이해를 하였고 그동안 애쓰면서 찾아갔던 나의 방식이 괜찮았구나 위로를 받았다. 그리고 나의 단점으로 인해 불편했을 타인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했다. 

아직도 정리되지 않은 많은 생각들이 부유한다. 그래서 서둘러 후기를 남기는 것이 좀 힘들었다. 완벽하게 생각을 정리한 후에 뭔가를 하려는 태도, 이것도 5유형이다. 


모임에서 주신 에니어그램 5유형 카드의 '성장'부분에 이런 글귀가 있다.
  -정리가 덜 되었어도 의견 말하기
그래서 부족하나마 생각나는 대로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용기내어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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